"희귀병 치료제 마련에 집까지 팔아"…성인까지 급여 혜택 절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유미회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5-06-26 18:17

본문

[출처_연합뉴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467311?sid=102]



"희귀병 치료제 마련에 집까지 팔아"…성인까지 급여 혜택 절실

춘천 저인산혈증 환자 가족, 연간 1억원 넘는 약값에 생활고 호소
급여 대상 소아에 한정…전문가 "연구 따르면 성인에도 효과 있어"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워하던 딸이 다시 일어나 걷는 모습을 봤을 때 그 감격은 말로 설명하기 힘드네요."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 사는 박모(55)씨는 20년 넘게 희귀질환과 싸워온 딸 A씨(27)가 작년부터 눈에 띄게 좋아지자 삶에 활력이 생겼다.

A씨는 생후 18개월에 X염색체 우성 저인산혈증(X-linked hypophosphatemia·XLH)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질병을 진단받았다.

이 병은 국내에 환자가 채 100명도 안 되는 극 희귀질환으로 인의 대사에 관여하는 특정 호르몬이 과잉 생성돼 신장에서 인산염 소모가 늘어나 발생하는 유전병이다.

적절한 치료가 없다면 환자는 평생 심각한 근골격계 통증과 장애를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

A씨도 극심한 관절·근육 통증과 골격 변형, 척추 휨 등으로 고통받았다.

고관절 변형도 심해 수술도 여러 번 했지만, 진행을 막을 순 없었다.

오랜 기간 써온 약들은 신장 석회화와 부갑상샘 수치 상승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결국 A씨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했다.

이에 지난해 박씨는 딸을 살려야 한다는 결심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년 전 처음 승인한 저인산혈증 구루병·골연화증 치료제인 '크리스비타'를 투약하기로 결심했다.

한 달 치 약값이 1천만원을 훌쩍 넘었지만, 아파하며 침대에서 몸부림치는 딸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유전자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유전자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치료제의 효과는 탁월했다.

투약 횟수를 거듭할수록 침대를 벗어난 딸의 걸음걸이는 자연스러워졌고, 고통도 많이 사라졌다.

딸의 표정에는 생기가 돌았고, 선진국에서 복지를 공부해 본인 같은 희귀질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꿈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달 쌓여가는 약값은 현실로 다가왔다.

환우회를 중심으로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주긴 하지만, 1억원 넘게 들어간 돈을 감당하긴 역부족이었다.

결국 박씨는 살던 집을 팔 수밖에 없었다.

매달 맞는 약을 중단한다면 딸은 다시 고통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까닭이다.

박씨는 "큰돈을 들였지만, 딸이 다시 걷는 모습을 보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며 "약을 끊으면 병이 재발하기에 멈출 수 없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재작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를 열고 크리스비타가 신규 급여에 대해 적정성이 있다고 심의했지만, 급여가 적용은 소아 환자에 한정했다.

하지만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A씨의 사례를 들며 소아는 물론 성인에게도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급여 확대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한 저인산혈증 환자 가족은 국민청원을 통해 "희귀질환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질병이며 약이 있지만 보험 적용이 안 돼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며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역시 크리스비타가 성인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유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여러 해외 연구는 물론 A씨의 사례를 보더라도 크리스비타는 소아는 물론 성인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에게까지 급여 적용을 확대한다면 환자의 삶이 나아짐은 물론 환자 가족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사회적 비용 역시 줄일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비타 급여 적용 확대 요구에 관해 심평원 관계자는 24일 "국내외 허가사항과 교과서·가이드라인·연구 결과 등 임상 근거 자료, 관련 학회 추천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속히 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답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